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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지는 한참 되었으나 차마 서가로 돌려보내지 못하고 있는 책 한권이 항상 출퇴근 가방 속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늘 드디어 그 마음의 짐을 벗어볼까 합니다.
일전에 소개해 드렸던 <The Giver>도 불특정한 미래를 배경으로, 한 특별한 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이었죠.
<Ender's Game>도 그렇습니다. 다만 SF적인 요소가 이 작품에서는 더 두드러집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미래의 지구에서는 인구증가를 제한하기 위해 모든 부부가 단 두 명의 자녀만을 낳아 양육할 수 있도록 규제되고 있는데요, 아주 특별한 경우에 한해 그 예외가 허용됩니다. 주인공인 엔더는 본명인 Andrew 라는 이름보다는 Ender (막내 정도로 생각하면 될까요?) 혹은 The Third 라고 불리웁니다.
그가 가진 특별한 잠재력 덕분에 가까스로 세상의 빛을 본 그 아이에게 세 번째 아이라는 호칭은 벗어날 수 없는 굴레입니다. 게다가 이 아이의 몸에는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모니터가 장착되어 있는데요, 이러한 특별한 대우가 엔더를 또래 아이들로부터 고립시킵니다. 하물며 피를 나눈 형제인 형 피터조차 그의 특별한 동생에게 질투와 강한 적대감을 느낍니다.
당시 지구는 외계종족 The Buggers 와의 두 번째 은하 전쟁을 막 끝낸 시기, 지구 연합군을 이끌 차세대 지휘관를 간절히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엔더가 바로 그 재목감으로 지목되어 어린 나이에 배틀스쿨로 차출되어 떠나게 됩니다. 요 정도가 작품의 도입부이구요. 이후 엔더가 배틀스쿨에서 적응하고 장애물들을(그것이 무엇이건간에) 파괴하면서 최고의 살상병기가 되어 가는 스토리가 스펙타클하게 전개됩니다.
이 배틀스쿨 장면이 굉장히 재미있는데요, 타고난 전사인 엔더가 전투기술을 익혀나가면서 우수한 부대원에서 유능한 지휘관이 되는 과정, 또 무수한 모의전투를 통해 상대팀을 박살내는 장면들이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또 다양한 캐릭터들이 적으로 혹은 동지로 등장하면서 다소 단선적이던 스토리의 scope가 극적으로 확장됩니다.
살라만다 부대와의 전투장면이었던가요. 지하철에서 이 장면을 읽다가 저는 혼자 시트콤을 찍었더랍니다.
책에 코를 박고 읽다가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친 것을 발견하고 다음 역에서 급하게 내렸는데요, 역방향행에 몸을 싣고는 부주의하게도 다시 이 책을 펼치는 탓에 또다시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친 겁니다.
이 정도면 치매일까요? 뭐 그냥 그 정도로 몰입도가 굉장히 높은 장면이었다고 해두죠. -_-;
이런 출중한 능력과 주위의 추앙에도 불구하고 엔더는 굉장히 혼란스럽고 방황하는 캐릭터입니다.
게다가 아직 너무 어리죠. 왜 세상이 그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는지, 왜 그로 하여금 원치않는 싸움을 하게 하고 상대를 망가지게 하는지 그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그 여린 어깨에 드리워진 짐이 너무나 무겁습니다. 말 그대로 지구의 미래가 그에게 걸려 있으니까요.
또한 자신이 상대해야 할 외계종족이 맞서 싸워야 할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존재인지 , 아니면 지구인들의 선도발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려고 하고 있을 뿐인지 의문을 품게 되면서 더욱 혼란에 휩싸이죠.
It changed everything, to have that seed growing.It made Ender listen more carefully to what people meant, instead of what they said. It made him w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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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어린 아이들이 주로 등장하는 아동/청소년물로 간주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등장 인물들이 어리다고 해서 그 고민의 무게가 어른들의 그것보다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동용 소설이라고 해서 전형적인 소설의 얼개가 느슨하지도 않고 재미도 절대 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작품의 결말부분에 등장하는 마지막 반전은 제가 근래에 읽은 작품들 중 단연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반전이 존재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읽어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개는 전혀 제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는..(제 촉이 무뎌진걸까요.흑.) 더 말씀드리면 재미없겠죠?
직접 한번 try해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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