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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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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만 읽어도 배가 부른 책이 여기에 있다. 사뭇 진부한 제목임에도 읽다보면 주욱 빨려들어가다가 어느 순간 착잡해진다. 일하는 애엄마인 내가 사회에서 가정에서 매일매일 맞닥뜨리고 굴복하게 되는 모종의 부당함들이, 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국한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잘난 가부장적 유교관의 전통 때문에.
하지만 그렇지 않단다. 이 책을 읽다보면 '여자'들의 생물학적인 '다름'이 어떻게 사회적인 '분리'로 연장되는가..하는 관점에서 우리 모두가 피해자이거나 방관자라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된다.
작가가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노라가 '인형의 집'을 박차고 나간지 100년이 넘었건만 실생활에서의 여성상에 대한 태도나 의식에 과연 그만한 변화가 있었는가. 

사실 나는 그다지 급진적인 사고의 소유자가 아닐뿐더러 페미니즘이라는 단어 자체에도 약간의 저항감을 느끼는 편이다. 전 인류가 진일보하기 위해 함께 사유하고 풀어나가야 할 일련의 이슈들에 페미니즘이라는 딱지가 붙으면서 결과적으로는 '절반의 문제'로 추락해버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거창한 이론이나 사상적 관점에서의 접근을 배제하더라도, 여자로서 살아온 경험이 내게 말해준다. 이 사회가 여성들에게 요구하는 롤이 얼마나 수행하기 힘든 것인지, 얼마나 인고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그래서 나를 몸서리치게 한다.

여자아이로 자라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또 아이를 기르고, 누군가의 며느리,형수,올케로서의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반짝반짝하던 그녀들이 어떻게 생기를 잃어가고 시들어가는지,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굳이 주위를 둘러볼 필요도 없다. 그 중 하나가 거울속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으니까.
가끔 이런 문제제기를 하는 책들을 읽으면 마음이 괴로워진다.
알면서도 아무 일 없다는 듯 살기는 얼마나 힘든가. 그렇다고 모른 척 무뇌아처럼 살기는 또 얼마나 치욕스러운가. 기로에 선 나를 발견했을때의 무기력감이 나는 괴롭다.


아래는 발췌

가정생활은, 의식혁명과 성적계몽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
- <집안의 암캐>, 캐시 하나워 편저(2002)



오늘날 여성들은 너무 많은 메세지의 폭격을 받고 있어서 우리는 나오미 캠벨의 육체와 매들린 올브라이트의 경력을 지녀야 한다.
- <브리짓 존스의 일기> , 헬렌 필딩(1998)



그녀는 미의 신화는 남성이 가부장적 지배를 확보하기 위한 사회통제의 기본 수단의 하나였다고 단언한다. " 나는 서구 세계에서 미에 대한 이러한 집착이 사실상 남성이 권력을 요구하는 여성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늙는 것을 병적으로 두려워 하게 만들고, 직장과 가정에서 일을 마치고나서도 사회적 능력을 얻거나 성역할의 평등을 성취하는데 써야할 노력을 희생해가면서까지 아름다워지려고 노력하는 '제3의 근무'를 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 <미의 신화> , 나오미 울프(1991)



'위험한 정사'는 어째서, 결혼한 남성이 관계를 가진 싱글 여성의 인생을 파괴한 책임을 지게 되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전통 가정을 구하기 위해 살해되어야만 하는 싱글 여성의 병리학으로 바뀌었는지를 세세하게 묘사한다.
팔루디는 "결국 정사란 싱글 여성에게만 위험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 <반동> , 수잔 팔루디 (1991)



여성들도 자신들 사회계급 밖의 여성들이 처한 상황을 무시한다.
- <여성,인종, 그리고 계급> , 안젤라 데이비스



"가치 있는 창조적인 작업은 시간을 필요로 하므로 상근 노동자가 그런 성취를 이루는 경우는 아주 희귀한 예외일 뿐이다. . ."
게다가 여성은 창작에 필요한 시간과 자율성에 제약을 가하는 모성과 가사책임이라는 부담까지 추가로 져야 한다. 올슨은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제인 오스틴, 에밀리 브론테, 크리스티나 로제티, 에밀리 디킨슨, 루이자 메이 올컷과 같은 19세기 중요한 여성작가들이 결혼하지 않았거나 아이를 갖지 않았음에 주목한다.
.....
"글쓰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낼 수 있는 어머니는 거의 없다"
그리고 그녀는 노동자-어머니-작가 라는 불가능한 결합을 이뤄내려고 했다.
- <침묵> ,  틸리올슨 (1978)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상사회를 꿈꾸면서 여자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 했다.
...
"가부장제는 여성이 인류의 증진을 위해 고통과 자기부정이라는 중요한 짐을 떠맡아야 한다고 주장할 뿐 아니라, 인류의 반인 여성이 본질적인 회의도 하지 않고 깨치지 못한 채로 남아 있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부장제 사회는 여성을 아이의 생산자로 이상화하여 아이를 갖지 않아도 되었을 많은 여성에게 모성을 강제한다.."
- <여자들의 방> , 마릴린 프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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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s are crossed and the i's are dotted

2009/06/24 22:20 | Posted by 샐리*

어제 출근길 신문에서 오바마의 미디어 인터뷰 내용을 보다가 인용구를 읽으며 키햐..하고 감탄했었다.
이게 무슨 뜻일까..잠시 생각했었는데 문맥을 보니 짐작이 가더라.
The t's are crossed and the i's are dotted
t자는 가로획 세로획이 제대로 cross 되어있고, i자도 위에 제대로 점이 찍혀있다. 즉, 모든 준비는 완벽하게 끝났다. Fully prepared라는 평이한 문구 대신에 저런 표현을 사용하는구나. 키햐..
지지리도 못난 내 나라 대통령은 왜 이렇게 고급스럽게 말을 못 하는가!

[아래는 발췌]
It's just we are prepared for any contingencies. I don't want to speculate on hypotheticals. But I do want to give assurances to the American people that the T's are crossed and the I's are dotted in terms of what might happen.

그건,. 우리가 어떠한 뜻밖의 사태에도 대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어떤 일을 앞서 추측하거나 억측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대응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미국 국민들에게 확신시키는 것입니다.
(번역 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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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 꼬였다.

2009/06/23 13:39 | Posted by 샐리*

어찌된 게 외국인 회사를 다녀도 싫은 사람은 한국인이다.
내가 내 나라 사람들보다 외국인들에게 더 관대하기 때문일까..내가 그렇게 비뚤어진 인간인가..하고 곰곰히 생각했다.
결론은, 말투에서, 눈빛에서, 제스추어에서 비뚤어진 심보가 너무 잘 전달되기 때문에, 즉 커뮤니케이션이 더 잘 되기 때문에 더 싫어하던가 더 좋아하던가 하게 되는 것 같다는 것.

말이 너무 잘 통해도 문제다.

[6월 24일 덧붙임]
아니다, 이건 말이 통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순전히 인간됨됨이의 문제다. so pathe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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